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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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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6회 작성일 20-01-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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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침투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  
떠올리고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을 잡게 된다 

물결은 아이의 울음처럼 퍼져나간다 
내가 가지 못한 곳까지 흘러가면서  

하얀 파동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고  

나는 떠오르는 기포가 되어  
물 위로 올라간다  

숨을 버리고 나면  
가빠지는 호흡이 생겨난다  

무거워진 공기는 온몸에 달라붙다가 
흩어져버린다  

물속은 울어도 들키지 않는 곳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지워준다 

계속해서 투명해지는 기억들 

이곳에는 내가 잠길 수 있을 만큼의 물이 있다 

버린 숨이 입안으로 들어오려 한다 

 

...................................................................................................................................................................................

 

[심사평] 내면 탐색 능력 뛰어나 앞으로 큰 작품 쓰리라 기대

 

본심에 오른 18명의 응모작은 고르고 안정된 수준을 보여주었으나 눈에 띄는 한 편은 잘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 자백은 높은 완성도와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침투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신인다운 신선함이 눈길을 끌었다. 숙고를 거듭한 끝에 침투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자백은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 혼자인데도 제 안에서 나오려는 원시적이고 무의식적인 발화를 억누르고 스스로 제 말을 검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실한 발화가 무엇인지 묻는 문제의식이 강렬하다. 삶을 화석화시키는 일상적 발화와 형태도 체계도 없는 무의식적인 발화 사이에 끼어 있는 극적인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이 질문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점도 음미할 만하다. 그러나 관념을 작위적으로 드러낸 은유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당선작 침투는 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화자의 내면과 물속이라는 공간에 대한 미시적이고도 섬세한 묘사가 돋보였다. 이 시는 빈약한 숨통에 존재의 모든 것을 기대야 하는 물속의 상황을 자신에게 부여하고, 몸으로 침투하는 물의 압력과 숨 막힘, 밀폐된 공간에 대한 두려움,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이라도 잡아야 하는 치명적인 막막함을 냉정하게 관찰하는데, 그 시선에서 일상적 자아와는 다른 존재를 발견하고 사유할 수 있는 틈이 생긴다


친숙한 물 밖의 세계와 다른 시공간인 물속은 화자를 저항할 수 없는 숨 막힘으로 압박하는 고통스러운 곳이지만, 동시에 울어도 들키지 않고 슬픔조차 무화되는 완전한 고독이 있는 매혹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익사할 것 같은 공포와 숨을 버려서 완전하게 혼자가 되는 자유가 교차하는 심리의 이중성이 시에 독특한 에너지를 부여한다. 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물 밖에서 밀실이라고 할 수 있는 물속으로 가려고 하면서도 벗어나려는 심리는 내면에서 일어나는 시의 비밀스러운 사건을 은밀하게 엿보게 한다. 물속 이미지와 움직임을 통해 내면을 탐색하는 탁월한 능력은 앞으로 더 큰 작품을 쓸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심사위원 문정희·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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